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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07 Day-1


이시가키 공항의 버스


바다로 열리는 길


벌써 두 번 다녀오긴 했지만, 클럽메드는 어렸을 때부터의 꿈인데다가 일본은 꼭 가보고 싶은 나라였다.
본토도 좋고 일본과는 또 다른 오키나와도 무척 가보고 싶은 곳이다.
그러니 클럽메드 카비라 빌리지는 나에게 최상의 장소가 아닐까.
카비라가 있는 이시가키는 오키나와 본섬이 아니라는 것은 미처 몰랐지만.

공항에 10시부터 보딩패스가 오픈되는 바람에 폭우를 뚫고 새벽같이 간 보람이 없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폭우가 생각보다 심해서 자칫하면 공항까지 가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고 한다.
공항에서 이것저것 둘러보고 구경하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인지라 하나도 지루하거나 힘들지 않았다.
그저 좋을 뿐.

공항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집에서 출퇴근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 생각하고 있는데, 야쿠르트 아줌마가 야쿠르트 카트를 끌고 다니는 것을 목격했다.
저 아줌마는 카트를 어떻게 끌고 여기까지 오셨지? 카트가 들어갈 만한 차를 생각하다가, 혹시 공항 야쿠르트 아줌마는 밴을 끌고 다니는 것은 아닐까 의문이 들었다.

공항 앞에 검은색 밴이 한 대 서고 팬들이 몰려들지만, 문이 열리자 내리는 이는 야쿠르트 아줌마...라는 상상을 하며자동입국심사를 신청하러 갔는데, 지문이 스캔이 안 되어 애먹었다.
담당자 분도 크게 당황하시고 나도 난감했다. 어떻게 지문이 하나도 안 찍힐 수가 있을까.
우여곡절 끝에 겨우 스캔에 성공. 기계 탓은 아닌가 의심스러웠지만 직원분은 그런 생각은 전혀 없으신 듯 했다.

보딩패스를 받는데 옆에 어떤 모녀와 직원 간의 대화가 들렸다.

“손님이 예약하신 자리는 양 옆에 다른 사람들이 앉는 자리인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저희 둘이 같이 못 앉나요?”
“그게 아니라, 두 분이 같이 앉으시는데, 두 분 양 옆으로 다른 손님들이 앉는 자리라서요. 불편하지 않으시겠어요?”
“저희 둘이 같이 앉으면 안 되는 자리인가요?”
“그건 아니지만...”
“그럼 같이 앉게 해주세요. 같이 앉고 싶어요.”
“...알겠습니다.”

굉장히 시크하게 생긴 딸이 이런 답변을 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웃었다. 비행기 처음 타는구나.하고.
그런데 나중에 비행기 탈 때 보니까, 면세점에서 엄청 비싼 가방을 사서는 기분 좋게 듀티프리 투명 쇼핑백에 넣어서 보란 듯이 흔들며 탑승하고 있었다.
얼굴에 미소를 가득 지은 채.

중화항공을 타고 타이페이까지 가는데, 탑승객이 너무 많아 놀랐다.
기내식은 맛이 없고 서비스도 엉성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영화도 재밌게 보고 목베게가 필요 없는 등받이 덕분에 편하게 갔다. 며칠 잠을 잘 못자고 출발한 바람에 금세 죽은 듯이 곯아떨어졌지만.
갈아탄 만다린 항공의 비행기는 작은 크기였지만 아주 깨끗했다. 다만 일찍 표를 받았음에도 맨 뒤에서 두 번째 자리라니!

신문(주간지?)을 집어서 봤는데, 이상한 야한 기사나 사진, 그림들이 가득했다. 그러나 연예란엔 한류스타들이 가득! 슈주, 임윤아, 구하라, 산다라...


깨진 기와조각들로 만든 시사


시사(사자)는 오키나와의 상징동물이다. 정말 곳곳에 있다

잠깐 새에(한 50분?) 도착한 이시가키.
일본도 동남아도 아닌 듯 한 절충된 느낌?
완전 작은 시골의 공항, 시골마을이었다. 그래도 직원은 대친절.
비행기에서 공항까지 버스 バス로 이동하는 것이 특색이다(크게 멀진 않다).

카비라 행 버스를 타고 클럽메드로 가면서, 차선이 반대이고 표지판이 일본어인 것을 보고서야 여기는 일본이구나 실감이 났다.
타이완 손님이 많았고(타이완에서 아주 가까우니까. 제주도 가는 느낌일 것이다) 한국인 손님들은 적은 편이었다.
웰컴드링크로 재스민차를 받아 마셨는데, 내 것만 유난히 진해서 화장품을 마시라고 나눠준 것이 아닌가 의심할 정도였었다.


풀장은 좀 심심한 구조이다


식당으로 안내해주는 소중한 길


정말 무성한 풀들이 넘쳐나는 자연경관

한국인 GO들을 만나고 늦은 저녁을 급히 먹느라 시간에 쫓겨 많이 못 먹었다.
김치는 정말 맛있고 그럴 듯 했다! 한국에서 먹는 맛있는 김치의 맛이었다.
클럽메드는 일부러 GO들이 테이블에 같이 앉아서 대화하며 먹어주는데, 전부 일본인 아니면 타이완인이 앉아주는 바람에 영어가 심히 부담스럽다.
하지만 전과 달리, 그들이 한류이야기를 함으로써 재미있는 시간이 되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외국인들이 2PM, 장근석, FT아일랜드, 삼겹살, 거제도, 외도 등을 이야기하며 좋아하는 상황이 온 것이 신기하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완전히 깜깜한 어둠이 깔려있었다. 살짝 헤매다 찾아 들어간 방은 널찍하니 마음에 들었다.


하늘과 바다의 색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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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닛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