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노른자 같이 뜨는 해


오전에 양궁시간(11시)에 맞춰서 양궁장으로 향했다.
체러팅에서 양궁을 배워본 적이 있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클럽메드에 올 때마다 꼭 해보고야 마는 것이다.
양궁장을 물어물어 찾아갔는데, 영어로 어떻게 말해야하는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Can I...?" 손짓을 하며 웅얼거리자, 인도네시아 인 GO는 친절하게 한국말로 대답해주었다.
“울지마~”

오랜만에 하는 양궁인지라 자세가 안나와 엉망진창이었다.
딱 한 발이 잘 맞아서 구경하던 일본인이 “스바라시~”하고 박수쳐주었는데, 무척 민망했다.
오후에 또 가려고 했는데 시간을 맞출 수 없었다.


카비라 빌리지는 까마귀가 정말 많다.


길에 널부러진 마늘처럼 생긴 식물

본격적으로 오늘은 바다에 나가자.하고 점심먹고 바다로 갔더니 물이 많이 빠져있었다.
우리의 서해안처럼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는 것이었다.

물을 무서워하는데에다가 입으로만 하는 호흡을 잘 못해서 스노클링을 성공한 적이 없었는데,
멀지 않은 거리에서조차 열대어들이 상당히 많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꼭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정말이지 허리까지 밖에 물이 오지 않는데도 산호와 열대어들이 가득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곳 이시가키는 일본 내에서도 이런 바다를 가진 유일한 곳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스노클링을 큰 맘먹고 시도한 결과 잠깐씩이긴 하지만 성공할 수 있었다!

세루리안 블루, 블랙, 옐로우, 무지개색 등등의 온갖 화려한 물고기들이 가득하고, 크기도 커서 내 눈과 입 앞을 돌아다닐 때는 좀 무섭기까지 했다.
정말 놀랍고 스펙타클한 광경이었다. 이런 광경은 TV에서나 보는 깊은 바다밑에서나 볼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수중카메라가 없음이 난생처음으로 아쉬운 순간이었다.


정말 예쁜 색상의 고기들은 너무 빨라서 찍기도 힘들다

해변에 가까운 곳에서조차 열대어들을 쉽게 볼 수 있으니, 남녀노소 구분없이 스노클링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수영을 할 줄 알았으면 좀 더 멀리까지 가보는 건데, 물은 깊지 않았지만 산호가 워낙 많아서 걸어다니기 힘들었다.

호비 캐릭터의 수영복을 입은(모자의 귀와 바지의 꼬리까지 달려있었다!) 일본 어린이가 너무나 귀여웠다.
일본 꼬마애들이 오밀조밀한 얼굴로 일본어로 말하는 것이 귀엽다.
의외로 일본 여자들도 키가 크고 피부가 뽀얀 미인형이 많았다.

바다를 다녀와서 샤워를 한 후에 촌장님이 빌리지 내의 숨겨진 절경을 소개해준다는 투어에 참가했다.
우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일본인이라서 마리온이라는(아무리봐도 백인과의 혼혈인) GO가 일어로 통역을 해주고, 나는 촌장님의 영어를 그냥 들어야했다.
내가 영어를 못하는 것도 있지만, 그 분이 프랑스 사람이라서 발음이 좀... 색달랐다.

아무튼 출입제한 구역도 들어가보고, 괜히 풀숲 사이를 헤치고 지나간다던지 좁은 틈 사이로 뛰어 올라간다던지... 뭐 정말 좋은 곳도 소개받았고 빌리지 내의 모든 식물들은-잔디 하나까지도- 전세계 곳곳에서 왔음을 알게 되었다. 일본 노인분들은 따라다니기 힘들어하셨지만.


실제로 보면 석양의 광경은 갖가지 색의 레이저를 발사하는 듯 하다

그런데 CNN, NHK에서 계속해서 한국에 폭우가 내려 홍수가 났다는 뉴스를 긴급으로 꽤나 상세하게 보도하고 있었다. 우리가 올 때에도 비가 심하게 내렸었는데, 화면을 통해서 본 것은 상상 이상의 광경이었다.
놀라서 급히 고국으로 전화를 걸어 모두 무사하다는 얘기를 듣고서도 안심이 안되었다.
그만큼 화면을 통해 본 한국의 피해상황은 심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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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닛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