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종 Dijon

부르고뉴 주의 수도인 디종. 이곳엔 순전히 자러 왔다.
초저녁에 도착한 디종은 규모가 크지 않은 시골도시로 그곳에서도 작은 호텔에 묵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유럽 여행 중 최고의 시설이었다. 아, 유럽의 호텔들은 정말 수준이 형편없다. 우리나라 모텔들만도 못하니...
이것도 우리나라는 다 러브호텔이 번성한 탓이라 좋아해야 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중국인 가족이 경영하는 호텔. 의외로 훌륭했다.

여기에서는 도시의 변두리에 자동차 영업소들이 모여있다던데, 이곳이 딱 그랬다.
호텔 몇 개를 제외하고는 전부 자동차 영업소들뿐이다. 메이커별로다가. 한국차는 없었지만.
한 바퀴 돌아보는데 그 외엔 존재하지 않는 진짜 변두리였다. 토끼가 막 뛰어다니고. 큰 도로만 있고.
번화한 곳이 아닌 이런 곳에 혼자, 또는 둘이 돌아다니는 것을 약간 무서워해서 더 멀리 가진 못했다. 가고 싶어도 아무 것도 없긴 했지만.



중국인 가족이 운영하는 이 호텔의 바에서 하이네켄 한 병(3.50 유로)이랑 피자(8.50유로)를 시켜먹었는데, 피자가 꽤 맛있었다.
아침식사도 훌륭했다.

그런데 사실 가는 동안 내내 버스기사랑 싸우는 바람에, 빨리 달리지도 않고 느릿느릿 가느라 고속도로에서 농촌 구경하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빠리, 베르사유, 디종 등을 왔다갔다 하면서 고속도로를 통해 프랑스의 농촌 풍경을 실컷 구경했는데(사실 가는 곳마다 다 봤으므로 유럽의 농촌 풍경을 실컷 구경했다는 것이 맞다),
우리와는 소의 생김새나 색도 다 다르고(하얀 소들은 좀 신기했다), 어떤 곳은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나무들이 기울어져 자라는 곳도 있었다.
포도밭도 드물게 보였지만, 주로 고속도로 변에는 소를 키우거나 사료를 키우는 곳들이 많아 비슷비슷한 풍경이었다.

진짜 땅이 넓구나 싶은 것이 우리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규모의 농경지들을 보니 실감이 났다. 높은 건물은 그야말로 대도시에서나 볼 수 있었다.
그런 드넓은 평야에는 하늘도 구름도 예쁘다.


가장 좋았던 휴게소.


휴게소에서 <땡땡>의 역사를 다룬 책을 발견했다.

벨기에를 거쳐 프랑스에 와보니, 오래전 놓아버린 프랑스어에 대한 열정이 다시 샘솟았다.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를 대충 읽을 수는 있지만, 진짜 현지에 와서 읽어보니 무언가 끓어오르는 기분이랄까. 물론 merci 하나밖에 써먹은 말이 없긴 해도.
Natasha St PierIrma 같은 프렌치팝 가수들의 뮤비들을 보고 있으니 왠지 모르게 감동스러웠다.
어릴 적의 그 가수들 노래는 이젠 나오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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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닛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