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에 공항을 하나의 장소로 쓴다는 것이 좀 이상할 수도 있겠지만,
난 공항을 워낙 좋아하니까.

타이페이의 공항은 타오위엔 공항이었다. 서울에 공항이 없는 것처럼 타이페이에도 공항이 없나보다.
타이완은 의외로 캐릭터가 일상에 녹아들어 있는 곳이었다. 미술의 생활화가 되어 있나 싶을 정도로 살짝 놀랐다.
유니폼들은 다 실망스러웠지만.


공항의 벽에 걸려 있는 아주 길다란 풍경화. 전체로 보면 꽤 멋진데 검색대 벽에 걸려 있어서 아쉬웠다.


썰렁함을 메워주는 빛글씨

타오위엔 공항도 대실망이었다. 이렇게 말하면 미안하지만, 소규모에 빈티가 줄줄 흘렀다.
하지만 지금 한쪽에서 공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새롭게 지을 모양이다. 캐릭터들처럼만 한다면 꽤 괜찮은 곳이 되지 않을까.


이것이 바로 초콜릿 음료 초콜릭서

GODIVA 초콜릿은 최고였다.
초콜릭서 Chocolixir는 이름 그대로 환상의 맛이었다. 너무 좋아서 갈 때 하나, 올 때 하나 사먹었다.
고디바는 농민들을 위해 발가벗고 말을 탔다는 그 유명한 여자인데, 초콜릿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잠시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아무리 그래도 로고를 발가벗은 여자가 말을 타고 있는 그림으로 삼았다는 것은 곤란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을 것 같다.

“엄마, 왜 저 여자는 옷을 벗고 있어요?”
“중학생 아들아, 초콜릿 안 먹을 거니?”
“먹을 건데요, 초콜릿 상표에 왜 여자가 옷을 벗고-”
“널 그냥 화물로 부칠걸 그랬니?”


가전매장 앞에 주차되어 있는 쟈쿠! 팔 것도 아니면서 마치 안에서 파는 것인양...


멋지긴 한데 왜 여기에 서 있는진 모르겠다.


도자기의 새 역사를 쓰는 FRANZ의 제품들. 사진은 FRANZ 사의 웹사이트에서 발췌.

면세점에서 화장품, 향수 코너 등을 오래 구경했다. 마크 제이콥스 향수가 병도 예쁘고 향기도 좋았다.
페라가모의 Incanto도 무지개색 병이 예쁘고 달콤한 향이 났다. 
이들의 도자기 제품들은 상당한 충격이었다. 사진촬영을 금해서 찍지 못했는데, 도예를 해본 사람들이라면 그 우아하고 화려한 자태를 표현해낸 것에 대해, 컬러풀한 유약의 색상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것이다.


약간 답답한 노보텔의 침실


밖으로 항공사와 비행학교인가 뭔가가 보인다.

타오위엔 공항에서 숙소인 노보텔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해서 방을 배정받았다.
노보텔은 새 건물이라 깨끗하고 시설 좋고 현대적이지만, 좀 답답한 느낌이긴 하다.
욕실에 매직글래스 기능이 있어 침대에서 샤워하는 모습이 보일 수 있게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용도는 생각나지 않는다...

노보텔은 공항 근처에 있는데, 이게 바로 타이페이 시내와는 두 시간 여 거리라는 뜻이다.
따라서 밤에 도착한 우리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그냥 방에서 타이완 방송을 볼 수밖에 없었다.
식당은 해산물 위주로 호텔이라 그런지 클럽메드 급이었다(아니, 더 좋다고 볼 수 있다).
회도 다양하고 얼큰한 국수나 신선한 생과일 주스 등. 당연한 얘기지만 서빙하는 직원들도 정말 친절하다. 예쁜이도 있었고.


신선한 해산물을 강조한 메인 식당 앞의 조형물

타이완 방송은 밤 시간 대에 주로 오락프로그램이 많았는데, 좀 이해하기 어려운 포맷이었다.
한국, 일본과 비슷하면서도 뭔가 다른... 도무지 뭘 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는 내용들이었다.
아는 연예인이 없어서 더욱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겠지만.


노보텔 로비에 있는 공중전화와 엉덩이를 꼭 맞춰서 끼워 앉아야 할 것 같은 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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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닛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