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의 모든 것

줄거리와 캐스팅을 들었을 때, 정말 보기 싫겠구나 싶었음에도
굳이 영화관에 가서 보고 온 것은 초대권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애초에 류승룡 덕분에 생긴 기대감이 1이었다면
부부가 사귀기 시작해서 7년의 세월이 지나기까지를 스틸컷과 이상한 자막들로 표현한 덕에 기대감이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이건 뭐 자막이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영상이 예쁘다거나 설정이 귀엽지도 않다.

그러나 류승룡이 등장하기 시작한 뒤부터 다르다.
류승룡이 나오는 부분과 나오지 않는 부분으로 나뉘어 보일 정도다. 만족도가 5에서 6 정도까지는 상승했다.
정말이지 능청스럽게 이상하고 재미있는 캐릭터를 잘 소화해낸다. 이 배우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싶을 정도로.

지진 덕분에 생긴 인연카사노바에게 아내를 유혹하게 만든다는 커다란 설정을 위해서
나머지 부분들은 심하게 어거지로 끼워 맞추려고 애썼지만,
다른 상황설정 필요없이 류승룡 하나로 해결될 수 있었다. 정말 그에게 상 주고 싶다.

임수정의 역할은 정말 짜증나고 꼴보기 싫은 캐릭터로, 보는 내내 '나 같아도 절대 같이 못산다'라는 판결을 내리게 해주지만,
한 가지 배울 점이 있었다.
나도 매사에 투덜대긴 하지만 아직 멀었구나, 더 노력해야겠구나 싶은...
실제로 사회 속에서 그렇게 살 순 없겠지만.

영화에 나오는 샹송들은 들으면서 노골적으로 나 샹송이라고 말하는 느낌이었는데,
어쩐지 그런 분위기를 내기 위해 만든 창작곡들이라고 한다. 누가 불렀는진 모르겠지만.

Posted by 닛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