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제목 그대로 탐정 피트 모란이 활약하는 8개의 사건으로 이루어졌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피트 모란은 정식탐정도 아니고 그가 사건을 해결한다고 말하기도 뭣한 내용이다.

1947년 작이니만큼 당시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피트 모란은 부잣집의 운전수로서 고등교육을 받지 않아서 기초적인 맞춤법도 모르지만, 세상살이에는 나름 닳고 닳은 구석이 있는 사람이다.
어디까지나 나름대로.
그런 사람이 통신교육(이라고 하지만 뭐 인터넷이나 라디오 방송을 듣는 것도 아니고 그저 우편으로 받는 책을 보고 자습하고, 질문답변은 전보로 주고받는 형식이다)으로 탐정과정을 배우면서, 우연하게 소 뒷걸음치다 쥐잡는 식으로 사건을 해결하곤 한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본인으로선 도통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가지 않지만 사건이 해결된 경우도 있다.

설정 자체부터 사건 해결과정까지  코믹한 요소가 풍부한데, 이 패턴이 매 편마다 반복하기 때문에 중반 이후 급격히 지루해지고 식상해진다.
그래서 7월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12월에야 완독할 수 있었다.
그 식상함과 지루함만 간신히 넘긴다면, 후반부의 이야기는 앞부분보다도 재미있어서 유쾌하게 책장을 덮을 수 있다.
쓸데없는 얘기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피트 모란 같은 사람과 가까이 지내고 싶진 않다.
Posted by 닛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