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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2.05 조선의 9급 관원들 ~하찮으나 존엄한~
리뷰같지않은리뷰2012. 2. 5. 21:59


평소 이런 류의 지식에 대해 관심이 있지만 여간해선 구입하지 않았을 터인데,
"하찮으나 존엄한"이란 부제가 참 마음에 쏙 들어 사버렸다.

저자인 김인호 박사의 깊은 연구와 노고, 방대한 전문지식이 그대로 느껴질 수준의 성과물이다.
단순히 몇몇 고서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을 다룬 것이라면 그냥 열심히 했구나 정도로 생각했을텐데,
여기서 다루고 있는 직업들은 제대로 설명조차 나오지 않은 천대받던 것들이기에 자료를 긁어모아 재구성했을 저자를 생각하면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 책은 조선시대의 말단 공무원인 9급 관원(우리의 9급 공무원과 비슷하지만 더욱 천대받은)들에 대해 슬쩍 슬쩍 지나가는 언급이나 관련 사건들을 모아서 그 직업에 대해 할 수 있는 만큼 추론하여 설명해놓았다.

요즘 표현으로 하자면, 통역관, 길잡이, 수의사, 계산원, 요리사, 간첩, 호랑이사냥꾼 등등의 직업들이 나와있는데,
이들이 말단 관원이라 경우에 따라선 평민에게조차 천시받고 홀대당하지만, 그래도 나라의 녹을 받는다는 점에서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역시 공무원이 안정적인 직장이었나.
그래도 9급 관원들은 작은 잘못이나 윗사람의 잘못으로도 피해를 다 뒤집어쓰기 쉬워서 결코 좋지만은 않은 직업이긴 하다.

여러 가지 관련사건들이 상당히 흥미롭기에 역사책이지만 <서프라이즈> 같은 프로그램을 보는 기분도 들 정도로 재미있다.
마지막 장은 광대나 걸인, 백정, 망나니 등에 대해 나오는데, 이들은 전부가 다 관원은 아니므로 사실 반칙이다.

굳이 흠을 잡자면, 표지 디자인이 너무 진부하다고 할까. 역사책이니만큼 무게감 있게 하는 것도 좋지만 좀 더 친근한 디자인이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16500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이 책을 구입한 것에 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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